맥주가 아닌 일본 맥주 이야기.
 세녹스??  모기불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마침 세녹스의 탈세(?)와 술이야기가 나왔길래 예전에 썼던 일본 발포주 관련글을 옮겨봅니다.

3줄 요약.
일본에서 만나게 되는 맥주는 가격의 폭이 넓다. 그이유는 맥주가 아닌 맥주가 있어서.
주세 항목을 교묘하게 피해서 발포주라는 맥주가 아닌 저렴한 유사 맥주를 만들었다.
지금 일본에서 정부하고 주류회사들하고 이것 가지고 싸운다.

2줄 추가.
일본 술중에 맥주가 제일 주세가 높다.
일본주보다 일본주를 증류해서 만드는 소주쪽이 주세 때문에 가격은 더 낮다.(재료는 더 들어가겠지만.)

일본 슈퍼마켓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해도 비슷한 가격이거나 대부분 조금 비싸다. 물론 메론 같이 아주 비싼 것도 있지만 눈에 띄게 싼 물건은 보기 드물다.
그런데 눈에 띄게 싼 맥주가 있다. 한 캔에 100엔 전후반의 맥주로, 비싸도 150엔을 넘는 경우가 없다 다른 맥주들이 190엔에서 200엔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반값이다.
게다가 메이커도 아사히나 기린 같은 이름 있는 맥주 메이커인데다 겉보기에도 生자가 붙어있는 것이 어딘가 생맥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술은 맥주가 아니다. 캔의 아래쪽을 살펴보면 맥주 대신 발포주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발포주는 맥주가 아니라고 하지만, 맛은 맥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맥주에 비해 가벼운 느낌은 있지만 맥주와 비교하면서 마시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가격은 맥주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발포주는 결론부터 말하면 일종의 조세회피다. 일본의 주세는 맥주 그리고 발포주 순으로 낮아진다. 발포주가 맥주에 비해 저렴한 것은 바로 이 술에 붙는 세금의 차이다. 맥주 한 캔에 붙는 세금이 77엔 정도면, 발포주에 붙는 세금은 37엔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맥주를 닮은 발포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일본 주세법에 따르면 맥주는 재료인 맥아 함량이 67%이상인 술을 말한다. 그런데 맥아를 25%이하로 사용해서 맥주를 만들면 맥주가 아닌 발포주로 분류가 되면서 세금이 부쩍 줄어든 것이다.
아사히의 발포주 혼나마가 대히트를 치고 난 뒤로 모든 맥주회사들이 앞다투어 발포주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발포주는 맥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었다.
소비자는 싸니까 좋고, 맥주 회사는 이익이 줄지 않는 상태에서 소비가 늘어서 좋고. 대신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본 국세청만 울상이 되었다. 그래서 2003년 세율을 변경해서 발포주의 세금을 캔 당 46엔까지 올렸다.
그리고 2006년에 개정하면서 맥주의 세율을 낮추고 발포주의 세율을 올려서 그런 편법 과세를 사라지게 할 예정인데, 발포주를 통해 편법 과세의 힘을 실감한 맥주 회사들은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맥주풍 음료'의 탄생이다. 발포주라도 맥아를 25%이하로 사용하지만, 이 맥아를 1%도 사용하지 않은 신종 맥주가 등장한다.
삿포로의 드래프트 원은, 원료에 일절 맥아를 이용하지 않고, 콩으로부터 추출한 '콩 단백'을 사용해 만들고, 아사히의 신생(新生)은 대두로부터 추출한 '대두 펩티드'를 사용해서 효모를 발효시킨다. 이렇게 되면 한 캔 당 세금은 24엔으로 발포주보다 더 낮아진다.
재밌는 것은 산토리의 '슈퍼 블루'로 발포주에 보리 소주를 더해 만든. 이 술은 분류가 증류주인 리큐르가 되어 한 캔 당 세금은 27엔이 된다.
애초에 이런 식의 편법 절세가 되는 것은 일본에서 맥주의 주세가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주세와 소비세를 합쳐서 와인은 10.3%, 일본주가 17.9%, 위스키도 22.8%인데 맥주의 세금이 무려 38.7%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맥아 비율이 67%이상인 '정말 맥주'와 맥아 비율이 25%미만인 '편법 맥주'와 맥아 비율이 1%가 안 되는 '무늬만 맥주'가 서로 싸우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결국 구별법은 350ml 한 캔이 200엔 부근이면 맥주, 150엔 부근이면 발포주, 100엔 부근이면 잡주라고 보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결론.
일본 맥주는 에비수가 짱이다.

by 까날 | 2006/11/20 22:41 | 먹거리from日本 | 트랙백(2)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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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6/11/21 03:34

제목 : 맥주와 발포주.
맥주가 아닌 일본 맥주 이야기. 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일본에는 맥주와 비슷한 발포주란 게 있다는군요. 맥주란 것은 맥아, 호프, 물, 효모로 만드는 술입니다. 맥아란 것은 보리를 싹틔운 것이고 이걸 엿기름이라고도 하죠. 여기에는 탄수화물을 당으로 분해하는 효소가 많아서 가령 식혜나 엿, 조청 따위를 만들 때도 쓰죠. 다만 맥주의 씁쓸한 향과 맛은 호프에서 오니까 맥아외에 밀가루라든가 하는 다른 탄수화물소스를 넣어도 맥주는 만들어집니다. 술......more

Tracked from NuRi's 몰라도 되.. at 2006/11/21 06:51

제목 : 일본 맥주에 뭐가 있을까?
맥주가 아닌 일본 맥주 이야기. 요즘은 일본 편의점에서도 많은 술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보면 왠지 다들 맥주 같은데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건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지요. (일본에서 생활하시는 분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 그래서 저런 글이 보이는 관계로 정리해 봅니다. 출처는 역시 Trendy 12월호. 일본 맥주는 크게 일반 맥주, 발포주, 제3 맥주, 이 3가지 종류로 나뉘어 집니다. 링크된 글에도......more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6/11/20 22:53
으하하 머리가 정말 좋군요. 미국에는 루트비어라고 해서, 알콜 한방울도 안들어가고 다만 맥주비슷한 씁쓸한 맛을 낸 음료가 있거든요. 여기다가 (희석식 소주처럼) 알콜을 섞어서 "희석식 맥주" 를 만들어서 팔면 대박이 날지도.

이런 편법맥주와 유사연료를 비교하면, 편법맥주는 맥주와 비교해서 건강에 더큰 문제를 만들지 않지만 유사연료는 엔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데굴 at 2006/11/20 23:18
오오 이런 것이었군요. +.+ 대체 이 많은 맥주 종류들은 뭔가! 종류별로 다 마시기엔 여행체류하는 날이 모자르는데 뭘 먹어봐야 하는가를 맥주 구매하는 5일내내 고민했었지요.(여행이 5일이었음 ^^) 본생이 뭔가 내내 고민했는데 말이죠. draft one은 한 번 먹어봤는데 그냥 매끈한 맛이다 싶었는데,, 에비스나 종류별로 다 마셔볼걸 그랬군요.

역시 일본 여행은 먹고 마시는 것이 최대의 즐거움. :P
Commented by 하츠나기 at 2006/11/20 23:18
먹을거 밸리 (...) 에서 찾아왔습니다. 일본에 살면서 어쩐지 맥주가 싸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어쩐지 발포주 싸다고 대놓고 먹었더니 바로 그런 이유가...

그나저나 드래프트 원은 정말 사람이 마실게 못되더군요 (...) 역시 돈을 더 주고라도 "진짜 맥주"를 먹는게 좋습니다 :D

Commented by 존  at 2006/11/20 23:29
조금 지난 자료군요... 결국 발포주세율 인상을 피하기위해 기린 아사히 삿뽀로 산토리는 각각 노도고시,구비나마,시즈쿠나마,조끼나마 라는 기타 잡주 시리즈를 발매하고 경쟁중입니다.. 현재는 완벽하게 기린의 노도고시가 잡주의 50%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발포주시장을 넘어섰습니다... 맛있다고는 못하지만 돈 없을때, 매일 마시는 사람한텐 메리트가 있지요
Commented by 까날 at 2006/11/21 00:20
기불이> 그렇죠, 터질일도 없으니, 사실 세금 못걷는 일본 정부만 빼면 모두 윈윈...(?)

데굴> 저는 일단 일본가면 맥주에 돈을 아끼진 않습니다, 마시면 얼마나 마시겠습니까...일본에 사는 것도 아닌데, 눈 딱감고 프리미엄 급 맥주로 마셔줍니다.(에비수나 기린의 칠드맥주 시리즈같은.)

하츠나기> 아무래도 '진짜 맥주'에는 비길바는 아니죠. 발포주만 마시면 괜찮은데, 맥주하고 같이 마시면 맛이 차이가 꽤 납니다.

존> 예, 예전에 써둔거라서요. 최신 정보는 반영이 안됐습니다. ^^;;
Commented by JOSH at 2006/11/21 01:06
발포주는 가난한 서민의 벗이란 말입니다... T-T
게다가 비싸지 않은 술을 만들려는 주류회사의 고민이 좀 나쁜식으로 언급되는거 같아 불만~!

그런데..
> 이 발포주는 결론부터 말하면 일종의 편법 과세다.

'편법과세' 가 아니라 '조세회피' 이겠지요.
편법과세 라 하면 과세하는 쪽에서 편법으로 과세한다는 의미가 ...
Commented by 까날 at 2006/11/21 01:53
JOSH> 줄어드는 건 세금 뿐이니까요,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 만한 골치거리도 없겠죠. ^^; 사실 주세 관련 법안을 너무 세세하게 규정해 제 무덤을 판 셈이지만 말입니다.
예 제가 단어선택을 잘못했네요.
Commented by Cypris at 2006/11/21 03:10
앗! 제가 일본 마트에서 산 맛난(각종 과욀맛 캔맥주) 맥주들은 맥주가 아니었던거군요. 어쩐지 잔뜩 샀는데도 싸다 했더랬죠.

그래도 술이 약한 전 캔 하나먹고 거의-_-
Commented by 강우 at 2006/11/21 04:55
결론이 진리군요. 에비스가 짱입니다 ;ㅅ;
Commented by 쌍부라 at 2006/11/21 05:49
노도코시하고 조끼나마는 가끔 마시기도 하는데 (물론 제일 좋아하는건 기린 이치방시보리 시리즈 =ㅅ=) 괜찮더군요. 드래프트 원의 경우 ..잠깐 한정으로 나왔던 녹색에서 절망하고 시즈쿠나마, 쿠비나마 모두 좀 -_- 별로였던 기억이..

겨울한정으로 나온 시로기린이나.. 또 요새 가보니 발포주 뭐 나왔던데 요새 절주중이라 =ㅅ=;; 고양이가 어물전을 지나쳤습니다 흑흑 ll OTL
Commented by 올페노크 at 2006/11/21 08:55
발포주라고 들어보긴 했는데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혹시 발포주도 국내 대형마트에서 팔지 궁금합니다.
뭐 일반 아사히 캔맥주같은건 파는것 같던데...
Commented by chatmate at 2006/11/21 09:14
'맛은 크게 다르지 않다'의 압박;;; 제가 마시다 버리면 발포주, 끝까지 다 마시면 맥주입니다. 100% 성공률로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 가능하죠. ' 발포성 보리술 이외에도 '그 외의 잡술' 등으로 분류되는 것들... 여하간 그런건 사람이 마실 것이 못 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까날 at 2006/11/21 09:15
Cypris> 하이츄 같은 건 싸죠, ^^

강우> 예 에비수가 짱.

쌍부라> 절주 중이시라니, 정말 어려운 도전을...저는 엄두도 못낼.

올페노크> 예전에 편의점에 혼나마가 잠깐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습니다.

chatmate> 맛하고 가격의 문제죠, 저는 발포주는 잘 안마셔 봐서..-_-;
Commented by Lipio at 2006/11/21 10:38
이 많은 맥주를 다 먹어봐야 한다는 압박에 모든 종류의 맥주를 다 사봤지만, 제 입맛에는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최고더군요. 칼칼한게 좋아서 말이죠.
Commented by 전설의실버팽 at 2006/11/21 17:47
리피오님처럼 저도 아사히 슈퍼 드라이가.
Commented by Cypris at 2006/11/24 12:08
아! 하이츄...는 이 포스팅과 관련이 없으려나요;;
Commented by waffen143 at 2007/01/01 19:49
나중에 일본 갈 기회가 생기면 참고하겠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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