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11일
내 인생의 술을 하나 꼽으라면.
'내 인생의 일본주'라면 '오토코야마 준마이 다이긴죠'겠지만, 만약에 전 장르를 통틀어 딱 한 병만 골라야 한다면.
주저없이 배혜정 누룩도가의 원주 '부자'를 꼽을 것입니다.
2000년 쯤인가, 어느 식품박람회를 갔다가 '생쌀 원주'라는 부자를 마셔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맛있는 술이 있다니.'
딱히 그때까지는 술이 맛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소주는 쓰고, 와인은 떫고. 위스키 같은 것은 혀가 얼얼하고.
조주사 자격 시험 실기를 준비하는 지금을 생각하면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술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배혜정 누룩도가는 한국 전통주의 거인 우곡 배상면선생의 따님이 운영하는 회사로, 부자역시 우곡 선생의 손끝에서 빚어진 명주였습니다.
원주라고 하면, 거르기 전의 술을 말하는 것입니다. 걸러낸 맑은 술이 청주, 걸러내고 남은 술에 물을 섞은 것이 막걸리. 겉보기에는 막걸리 같지만 부자는 청주와 같이 도수가 높은(16도)술이었습니다.
진짜 눈에서 비늘이 떨어져 나갔다고나 할까. 부자를 만나 받은 감동이......덕분에 인생이 좀 꼬였죠 ^^;; (지금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닙니다만)
정말 좋은 술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달까, 막걸리도 아닌 것이 청주도 아닌것이... 라는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소매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술입니다.

일본에서 막걸리 붐이 일어나서 그 수혜를 좀 받아서 그나마 좀 팔리는 것 같더군요. 숨은 팬으로서 정말 기쁜일입니다만. 한국에서 구할길이 막막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
그나마 소매가 아니라 부자를 들이는 한우물이라는 프렌차이즈 술집이 있어서, 한 번 찾아가볼까 합니다.

그런데 가도 부자 16도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누룩장이 참 힘들지?”…“天命 따라 일하지요” 배상면&배혜정 부녀의 ‘술 익는 이야기’]
아, 우곡 선생님 오래사셔야 되는데 말입니다.
# by | 2008/01/11 00:51 | 번외편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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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구하기 힘든 한국 술 맛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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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술맛을 모르는 나이였지만 맛있더라고요=ㅂ=
눈 오는날 마신 백화수복이네요.
몇년전에 마셔봤던게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