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4일(1): 하코다테에서 럭키 삐에로 본점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2일(1): 출발에서 '스프카레 이에로'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2일(2): T38전망대에서 오호츠크 시오라멘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3일(1): 오타루에서 이세즈시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3일(2): 히카루에서 오타루 라멘 이치방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4일(1): 하코다테에서 럭키 삐에로 본점까지.

하코다테는 이번에 처음 찾았다, 그동안 하코다테는 고베 비슷한 곳이라 흥미가 없었다. 개항항으로 일찌감치 문호를 개방해서 외국문물을 받아들인 고베, 요코하마, 하코다테는 분위기가 비슷한데 얼마나 비슷한가 하면, 오덕한 비유를 하자면 로케해서 배경을 만드는 걸로 유명한 교토 애니메이션이 하코다테-로 추정되는 도시-가 배경인 '카논'을 만들 때, 하코다테 대신 요코하마를 로케할 정도였다. 천하의 쿄애니도 홋카이도까지 로케하러 가기는 좀 무리였겠지.
겨울이지만 북쪽이라 6시인데도 어슴프레 날이 밝고 있었다.겨울이 이정도라 여름에는 새벽 4시부터 날이 밝이 시작해서 6시에는 해가 밝아서 잠을 못잘 정도다.
자판기 음료수는 비싸서 손도 못댔었지만, 내사랑 칼피스 소다가 큰 캔에 백엔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한 캔 뽑아주고.
가까스로 늦지 않게 7시에 출발하는 하코다테행 특급 슈퍼 호쿠토을 잡았다. 하코다테에는 10시에 도착하니 일단 에끼벤(열차도시락)을 하나 사야했는데. 8백엔과 9백엔 사이에서 고민하다 100엔(당시 1450원) 차이로 8백엔짜리 마쿠노우치 도시락을 선택했다.
마쿠노우치(幕の内)는 막간이라는 이름 그대로 가부키 공연의 막간에 먹던 도시락으로 우메보시를 얹은 밥과 반찬이 여러 종류 들어있는 '기본적인 도시락'이다.
그리고 안 좋아하는 일본 음식 중에 하나다. 내가 백엔 아끼자고 이걸 사다니? 환율에 정신줄을 놓았었다.
마쿠노우치 도시락을 싫어하는 이유는 두가진데, 절임반찬의 맹맹한 맛과 그리고 딱딱한 찬밥 때문이다. 연어 조림이나 가리비 조림 같은 반찬은 맛있었지만 800엔짜리 도시락을 절반이나 남기고 말았다. 이번 여행에서 에키벤을 몇 번 더 먹게 되는데 '마쿠노우치' 도시락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후회는 막심하지만 어째튼 열차는 달린다.
삿포로와 하코다테를 묶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많지만 삿포로에서 하코다테까진 특급으로도 3시간, 요금은 9천엔이 조금 안되는 정도. 그래서 지금까지 찾지 않았었다.
여기까지 타고온 슈퍼 호쿠토, 홋카이도 신간센이 깔리면 좀 나아지려나?
하코다테 역 벽에는 하코다테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이 연대 순으로 부조되어 있는데 중간 쯤에 히지카타 토시조와 에조 공화국과 관련된 사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에 if는 없지만 에조 공화국을 생각하면 저절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에조 공화국의 역사가 바뀌었다면 우리 역사도 큰 영향을 받았을 테니까 말이다.
하코다테 역에 붙어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자료를 모은다음, 이번에는 삿포로 역의 실패를 거울삼아 확실하게 할인 쿠폰을 챙겼다. 고료가쿠 타워과 하코다테 로프웨이 양쪽 다 탈수 있으려나?
늦은 아침이지만 하코다테에서 첫 식사는 하코다테 아침 시장으로 정해놓았다. 하코다테 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해산물 덮밥과 오징어로 유명하다.
게를 못먹어봤다면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공짜로 홋카이도 게를 맛보기 좋은 곳이다. 가게마다 소매를 붙잡고 시식을 권하기 때문이다.
숙소로 배송도 해준다며 꼭 한마리 사가라는데, 숙소가 삿포로라 별로 소용은 없을듯.
몇 군데에서 게와 성게를 맛보면서 늦은 아침을 찾는데. 하코다테 아침시장의 해산물 덮밥(카이센동)은 성게, 이쿠라, 게살 등등  호화찬란한 대신에 가격도 그에 필적한다. 덮밥 한 그릇에 3천엔이라니 무리다.
그렇게 생각한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닌지 500엔짜리 가격표를 내걸고 해산물 덮밥을 파는 곳이 있었다. 아사이치바(아침시장) 2층의 니반칸.
오더 스톱이 13시30분... 아침시장 답다고 할까. 가게 안 쪽은 단체 관광객이라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500엔짜리 고다메동을 시켰다. 밥그릇이 좀 작을뿐 내용물은 나쁘지 않다. 해산물은 가격을 생각하면 질이 좋은편이었다. 앞으로 하코다테에서 먹을게 한 두개가 아니라서 오히려 양이 적어서 좋았다. 5백엔짜리 덮밥에 국하고 반찬이 따라오는 것도 일본에서는 드문 일이다.
朝市食堂二番館 이치반칸
전화번호: 0138-22-7981
주소: 函館市若松町9-19 函館朝市内駅二市場2F
영업시간 6:00~15:00(라스트오더 13:30)
정기휴일:시장에 준함
예산: 500엔~ 각종 카이센동 500엔~ 정식 1000엔~
http://www.hakodate-asaichi.com/
아침시장을 나와서 전차를 타러갔다.
하코다테 관광객의 필수 코스라면 600엔짜리 노면전차 패스를 끊는 것. 노면전차 패스는 전차 안에서 살 수 있다. 하코다테는 지하철이 대신 노면전차가 자주 다니기 때문에 하코다테 여행에선 노면전차 패스는 필수품.
하코다테 모토마치 관광의 기점은 쥬지가이 정거장. 하코다테 산의 언덕을 따라 옛 교회와 공회당 등을 돌아보는 코스가 기본이고, 이 코스의 시작은 쥬지가이 정류장에서 시작된다.
니줏켄자카를 따라 올라가려는데 맛있어 보이는 빵집이 보인다. 모토마치 본빵.
초코코로네 120엔, 메론빵 115엔, 묵묵히 빵만 만드는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냉장 쇼케이스 안에도 케이크는 없고 슈크림 뿐이다.
고민 끝에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쨈빵을 샀다. 포실포실한 빵안에 딸기쨈. 빵안에 크림도 넣고 팥도 넣는데, 왜 쨈빵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지 모르겠다.
모토마치 본빵 元町ぼんぱん
전화번호: 0138-22-8008
주소: 函館市末広町16-1
영업시간: 7:00-18:00 정기휴일: 일요일
시덴 쥬지로 역에서 5분
예산: 115엔~ 멜론빵 115엔, 잼빵 120엔
니줏켄자카를 오르다 만난 하코다테 전통 경양식집(?) '고토켄', 정말 경양식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러시아 요리를 배운 일본인 요리사가 만든 프랑스요리가 시작인 역사와 전통의 가게이기 때문이다.
고토켄에 대해선 풀어놓을 이야기 보따리가 좀 있지만, 고토켄 카레 익스프레스를 설명하면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넘어가지.

니줏켄자카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폭이 넓은 언덕 길인데, 길이 아니라 화재를 막기위한 '방화선'이기 때문이다. 목조 건물이 많은 일본에선 대화재가 많았는데, 특히 이근처는 구 하코다테구 공회당을 포함해서 1907년의 대화재로 불타 버린 뒤 다시 세운 건물이 많다.
발에 아이젠을 차고 니줏켄자카를 따라오르면 오른편에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은 '히가시 혼간지 하코다테 별원' 그리고 그 뒤로 '러시아 정교 교회', '영국 성공회 교회', '성당'에 '신사'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절과 교회가 한 눈에 같이 들어오는 묘한 곳.
성요하네 교회와 하리스토스 정교회 사이로 챠챠노보리라는 언덕이 있는데, 이 위에서 교회들이 한 눈에 내려보인다.
챠챠노보리 끝에 위치한 묘후쿠지(묘복사), 신도를 받는 절은 아닌 것 같은데 업라이트는 설치되어 있다. 역시 야경의 홋카이도.
카톨릭 모토마치 교회. 33미터의 종탑을 자랑하는 석조 건물은 1907년을 포함해서 두 번이나 불타는게 지긋지긋해서 1924년에 불에 안 타는 돌로 새로 세웠다.
성 요하네 교회, 1874년에 처음 세워진 영국 성공회 교회로 지금 건물은 1974년에 다시 세워졌다고 한다. 어느쪽에서 보아도 '십자가'로 보이게 지어진 교회가 특징.
하리스토스 정교회, 우리 한텐 낯선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로 1859년에 러시아 영사관과 함께 세워졌다고 한다. 지금의 교회는 대화재로 불탄 다음에 1916년에 다시 세웠다고 한다. 별명은 종을 땡땡 울린다고 해서 '간간지(ガンガン寺:땡땡절).
왠지 건물팔아 운영한다는 생각을 들게 한 달력 판매 안내.
쭉 따라걷다본 하코다테니시 고등학교의 회전계단. 오늘 같이 눈이 쌓인 날씨를 생각하면 꼭 필요해 보인다.
눈이 쌓여 빙판이 되어버린 언덕 길이라 관광객은 거의 안 보이지만 가끔 커플은 보인다. 무섭다 커플.
옛 건물을 찻집으로 꾸민 '기쿠이즈미(菊泉)' 산책 중에 들릴만 한 곳이다.
찻집 기쿠이즈미에서 키우고 있는 것 같은 고양이. 언덕 위에 서양식 건물과 고양이가 많은 것도 고베 가타노자카를 떠오르게 한다.
이 언덕길을 대표하는 구 하코다테구 공회당. 1886년에 하코다테 주민관으로 지어졌지만 역시 1907년의 화재를 피해가지 못했고. 지금의 화려한 건물은 하코다테의 거상 소우마 텟페이가 거액을 기부해서 새로 지은 것이다. 구(舊)하코다테구(區) 공회당이다. 혀꼬이겠네.
하이카라 의상관이라는 메이지,다이쇼 시대의 드레스나 연미복을 입고 구공회당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물론 이번에는 패스.
구공회당 앞에 펼쳐진 모토마치공원도 눈에 덮혀 공원인지 벌판인지 구분이 안간다.
구 영국 영사관 건물은 지금은 3백엔의 입장료를 받고 공개중이다. 빅토리안 로즈라는 이름의 티룸도 있다.
이동네를 대표하는 길게 뻗은 고개. 여기서 쭉 미끄러지면 바다에 가서 빠지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보인 옛 건물, 금고문을 방불케하는 두꺼운 덧문이 이동네의 겨울 날씨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러시아나 영국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도 있다. 하코다테 중화회관. 역시 1907년에 불탄걸 상해에서 직공을 데려와서 지은 청나라식 건물. 못 하나까지 중국에서 가져온 메이드 인 차이나.
겉보기 보다 속이 더 볼만 하다는데, 사천성 지진 구호 기금 마련을 위해 작년에 잠깐 개방했던 때를 제외하면 입장 불가.

하지만 우리에겐 유튜브가 있다는 것.

홋카이도 최초의 사진관이었던 구 고야바시 사진관이 보일정도면 이제 언덕도 거의 다 내려온 셈이다.
주식회사 소우마 상회의 사옥. 구 공회당를 다시 세울 때 어마어마한 기부를 했던 거상 소우마 텟페이이 세운 회사로 아직도 사옥으로 쓰고 있다고.
이렇게 한 바퀴 돌고 항구쪽으로 가면 하코다케 관광코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북방문화 자료관은 동계 휴관 중. 홋카이도의 겨울 여행의 문제 중에 하나인데, 겨울이 되면 공식적으로 쉬는 곳도 많고, 자의적으로 쉬는 곳도 많다.
일본의 국민가수 기타지마 사부로 기념관. 하코다테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고 히트곡도 '하코다테의 여자'였던 만큼 하코다테에 기념관이 있는 것은 이상할게 없는데. 입장료가 무려 1500엔씩이나 한다. 당연히 패스 하고 나왔는데. 얼마전에 케이블 TV에서 나온 걸 봤는데 시설이 장난 아닌듯.(그래도 1500엔은.......)

구 카네모리 양물관. 하코다테의 옛건물이라고 생각하고 사진만 찍고 지나쳤는데. 뒤에 알고봤더니 말 그대로 '구 카네모리 양물관'이었고 지금은 향토자료관이다. 모르고 지난친게 아쉽다.
미술관이지만 한눈에 봐도 전시하는 미술품이 테디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니시하토바 미술관.
하코다테에 왔으면 역시 여길 가봐야죠. 하코다테 최강의 햄버거. 럭키 삐에로 베이 에어리어 본점.
계속.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2일(1): 출발에서 '스프카레 이에로'까지.
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2일(2): T38전망대에서 오호츠크 시오라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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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식유기 09년 1월 14일(1): 하코다테에서 럭키 삐에로 본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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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 2009/09/04 05:19 | ├북해도 식유기 09 1월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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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건전유성 at 2009/09/04 08:51
아 하코다테 시내 걸어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침 일찍 떨어져서 심야까지 버텨야 해서 뭐 더 없나 꾸역꾸역 다니고 했었죠.
Commented by 가르릉 at 2009/09/04 09:40
포스팅 보니까 하코다테 갔던 생각이 물씬 나네요.
7월 말이었는데도 너무 추워서 역 앞 백화점 들어가서 친구랑 부랴부랴 가디건 사입고 돌아다녔어요.
아침시장에서 큰 맘먹고 덮밥도 먹고요. 그치만 게는 시식 못 해봤어요. 아쉬워라!
보니까 우리가 안 본 곳이 너무나 많군요. ㅠ,ㅜ 또 가고 싶네요.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파벨 at 2009/09/04 10:34
북해도! 가고 싶다 북해도! 내년엔 꼭! 올해도 예산은 있는데 어딘가 가긴 가야..으으!
Commented by 수려 at 2009/09/04 12:57
게 시식!! 응아악 하코다테 어시장 아즈씨들은 다 대인배들이신가봐요- 500엔짜리 회덮밥 꽤 실해보이는데요>ㅁ<
아니 근데 중요한 햄버거 사진에서 계속이라니ㅠㅠㅠㅠ 어서 다음편이 보고싶습니다!!
Commented by 극악 at 2009/09/05 00:02
한국 빵집은 빵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파는데 저긴 진열된 상품이 별로 없군요;;
Commented by korwolf at 2009/09/05 09:01
북해도 가고싶당 파닥파닥 ㅠ.ㅠ
Commented by 루씨 at 2009/09/05 23:05
삐에로 버거는 정말 최고예요 ㅠㅠㅠ
아직 후덥지근한 날씨에 겨울사진보니까 두근두근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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