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13. 세상에서 제일 슬픈 광고. "따봉" ├YYMMDD

광고는 언제 제일 슬플까요? 흥행을 못했을 때? 독버섯이 든 스프를 먹었을 때?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

일단 세상에서 제일 슬픈 광고를 한 번 보시죠.



델몬트 따봉 말이 필요없는 CF입니다. '따봉'은 1990년을 관통한 4천만의 유행어였습니다. 말그대로 따봉모르면 간첩? 아니 간첩도 따봉은 알고 있었을 겁니다.
심지어 유머1번지에서 따봉을 패러디한 대끼리(대구에서는 정말 맛있는 사과를 만났을 때 이렇게 외칩니다. '대끼리!')까지 유행어가 될 정도였습니다. 

델몬트 따봉 광고는 롯데칠성음료가 라이벌인 해태음료의 썬키스트 캘리포니아 농장 광고에 대항해서 브라질의 델몬트 농장에 가서 찍은 당시로는 드문 해외로케 광고였습니다. (썬키스트 광고는 한국에서 찍어서 미국 장면과 편집.)
브라질 농부들이 말끝마다 붙이는 '따봉'에 영감을 얻어 찍은 따봉 광고는 한국 광고사에 길이 남을 대히트를 쳤고, 따봉의 아버지를 자처하는 광고인이 제가 아는 것만으로도 세명일 정도입니다......

이 따봉 광고가 왜 슬픈가 하면...... 광고는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박을 쳤는데 막상 상품의 매출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저씨 따봉있어요?"
"따봉? 그게 뭔데?"

세상에서 제일 슬픈 광고는 광고만 기억하고 제품은 기억못하는 광고입니다. 광고를 본 많은 사람들이 따봉은 기억해도 제품인 델몬트하고 연결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롯데칠성도 그런 상황을 파악하고 발빠르게 따봉쥬스를 발매합니다.



지금은 제국의 황제인 SM사장님이 예능감을 폭발-시키려고 노력-할 때 찍은 광고로군요, 1.5리터 주스의 주고객이 주부라서 메인 모델은 가수 최진희씨입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주스만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으로도 브랜드를 확장합니다.



심감독님 리즈시절입니다. 오렌지는 아니지만 살짝 커피맛인데서 브라질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이렇게 브랜드를 확장해서 따봉을 롯데칠성의 브랜드 네임으로 만들었다면, 이 따봉 광고가 조금 슬픈 광고 정도로 끝났을 테지만.

따봉 브랜드에 하늘에서 청천벽력이 떨어집니다.

따봉을 상표등록 할 수 없다는 특허청의 발표였습니다.

상표법에 따르면 상품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표기하는 상표는 등록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기사에 나와있듯이 '최고','정상','Best','Nice'등의 단어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습니다. 대신 외국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단어라면 상표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따봉(Tabom)이라는 브라질어-포루투칼어-가 '매우 좋다'를 뜻한다는 것은 4천만이 알고 있었죠. 일반명사를 고유명사로 만들정도로 파괴력있는 광고였기 때문에 역으로 따봉을 상표로 등록하는데 발목을 잡았습니다.

광고가 너무 유명해서 상표로 쓸수 없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슬픈 광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덧, 로케로 오렌지 농장에 갔더니... 오렌지가 다 파란색이라 베타카로틴을 발라 노랗게 만들었다는 뒷 이야기가.

덧글

  • 민지홍일까 2011/01/13 22:44 # 삭제

    거참 이거 교과서에 나와도 될정도로 슬픈내용이군요(...) 그냥 쥬스병에 따봉이라고 스티커 하나만 붙혔어도..
  • churrr 2011/01/14 02:25 #

    대학 광고 수업 때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실패 광고의 예입니다.
    따봉을 델몬트와 연결시켰어야 하는데 따봉이 델몬트인지 썬키스트인지 하이씨인지 아무도 기억 못했으니...
    비슷한 예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일본에서 도마뱀인지 도룡뇽을 캐릭터로 한 광고가 있습니다.
    캐릭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독자적인 브랜드 위치 비스무리까지 구축했지만 정작 제품은 망해버렸더라는.
  • 바백 2011/01/14 15:48 #

    저도 생각나는게 하나 있는데 전지현을 그당시 스타덤에 오르게 한 모 프린터 광고가 있었죠

    전지현이 흰옷 까만옷 입고 춤추는거만 생각나고 프린터 이름은 하나도 생각이 안남..
  • atom 2011/01/19 13:39 # 삭제

    전지현 프린터는 삼성 프린터입니다. 프린터 사면 전지현 포스터를 줘서 프린터 시장에서 듣보잡이던 삼성 프린터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기억하니 성공한 광고죠.
  • 차원이동자 2011/01/14 08:32 #

    ...뭔가 아쉬운 광고사군요.
  • 2011/01/14 10:2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듀얼콜렉터 2011/01/14 10:46 #

    반전이군요, 정말 애달프네요...
  • 迪倫 2011/01/14 11:10 #

    그런데, 사무실의 브라질 동료들에게 한국사람들 대부분 '따봉'을 알고있다고 이 광고 얘기를 해주면 정말 너무 좋아합니다. 지구 반대쪽의 잘 모르는 나라 전국민이 '대끼리'를 알고있다 정도랄지 ㅎㅎ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 LeMinette 2011/01/14 13:00 #

    정말 재밌게 읽었네요. 먼저 따봉을 상표등록 후 저 광고를 내보냈더라면 정말 대박이였을텐데요.
    아 그런데 저것과 비슷한 '올레' 이 광고는 나름 성공한 편인가요? 위 광고의 반대 예로 볼수도 있는지... 올레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ㅎ
  • 주황마법사 2011/01/14 13:17 #

    따봉이라..그러고 보니 어릴 적에 언뜻언뜻 기억나긴 하는데(86년생) 지금은 하나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롯데는 이런 쪽에 불운한가 봅니다. 롯데마트도 통큰 치킨으로 대박을 쳐서 상표를 등록했지만 그 이후에 나오는 것들은 영..-_-;;;
    더욱이 수입산 통큰 갈비 때문에 완전 말아먹었죠...ㅎㅎ;;;
  • 최머글 2011/01/14 15:47 #

    그러고보니 저도 델몬트와 따봉을 연결시켜본 적이 없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demian 2011/01/14 18:05 # 삭제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따봉에 저렇게 슬픈 역사가 있었던줄은 몰랐어요;;ㅋㅋ
    그러고보니 저도 따봉만 기억하지 그게 어떤 주스인줄 도통 생각이 안나네요.ㅋ
  • 스무살 2011/01/15 10:55 #

    저 따봉주스 광고는 SM Ent. 금지영상이라더군요 ㅎㅎ
  • 이네스 2011/01/15 11:19 #

    진짜 불쌍한 델몬트군요.
  • 2011/01/17 02:23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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