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벳부] 벳부의 잠들지 않는 젤라토 공방 'GENOVA' ├규슈

일본여행 중에선 밤을 보내기 애매합니다. 오사카 같은 큰 도시도 그러한데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더욱 놀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나마 대도시는 사람이 움직인다는 느낌이나 있지 지방도시의 경우는 자동차 한데 지나가지 않을 정도로 한적한 경우가 많습니다.

벳부에서의 첫 밤을 보내는데 기대를 하지 않고 숙소을 나섰습니다. 숙소가 역 앞이라 나름 불이 밝혀있더군요. 윗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듯이 다이에이 슈퍼가 근처에 있는데 11시까지 영업을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것 만으로도 벳부의 밤 산책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간단한 쇼핑을하고 벳부타워를 목표로 두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벳부 시내는 자그마한 편이라 명소는 대부분 발 닫는데 위치하고 있습니다.
역 앞에 코토온천은 늦은 밤에도 불을 밝히고 있더군요. 영업시간이 12시까지더군요 역시 벳부. 건물이 매력적인 온천인데, 개인실이 2500엔이라고 써있어서 다음에 벳부에 오게 되면 이곳에 묵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걷다보니 벳부라는 동네가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든게, 지방도시 답지 않게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한국말로 이야기 나누며 지나가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APU의 유학생인듯 합니다.
APU를 유치하기 위해 벳부시가 노력했다는데(아마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 이런 분위기는 성과라고 할 만합니다.
쭉 지나다보니 '솔 파세오 긴자'라는 그럴듯한 이름의 상점가가 보였습니다. 그래도 밤을 밝히는 가게들이 뜨문뜨문 보였습니다. 이런 가게들은 딱히 관심이 없는데 이런 한밤 중에도 사람이 줄서서 기다리는 가게가 있길래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시나요?
간판을 보기전에는 선술집인가 했는데, 간판을 보니 '냉유과(冷乳果)공방'이라고 쓰여져있더군요. 냉유과 공방?
아니 12시가 다 되어가는 이런 밤중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호들갑이라고 생각할만 하겠지만 그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오후 6시만 되도 밤 9시 처럼 느껴지는 일본이라서요.
안이 좁아서 사람들이 문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엿한 줄이었습니다. 안이 좁은 이유도 놀라운게 사진 왼쪽에 보이는 곳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벳부에서 이런 고풍스러운 아이스크림 가게를 보게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가게 곳곳에 리큐르 빈병들이 보이는데 아마 아이스크림을 만드는데 쓰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격은 싱글콘이 360엔 부터입니다만, 놀랍게도 그걸 뛰어 넘는 맛이 몇 종류가 있습니다. 제가 고른 '극상말차'는 550엔이지만 그보다 배 가까이 비싼 '여름한정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사진 아래 맨 왼쪽)'는 싱글콘이 900엔입니다.

다른 아이스크림도 가격이 비싸다면 모를까 이것만 이렇게 가격이 비싸다면 아마 진짜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일테죠. 가격을 책정한 건 둘째치고 가격을 붙여 놓은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아이스크림도 종류도 많은데, '모카 아몬드 초코칩'같은 평범한 이름이 있는가 하면 '메타모르포제(콩가루)'같은 맛을 짐작할 수 없는 이름도 있습니다.
요즘은 쓰지 않을 두툼한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서 팔고 있는데,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왜 눈 딱감고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를 사지 않았을까 후회하지만, 살 때는 큰 맘먹고 샀던 '극상말차'(550엔)입니다.

맛은 '말차맛 아이스크림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담겨있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공기 함유량은 낮아서 묵직하지만 대신 너무 달지 않아서 가볍게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에 진하지만 산뜻한 녹차 맛.
더운 날씨에 허겁지겁 먹어치우느라 아이스크림 사진은 저것 뿐이지만 사진 찍는 것을 잊고 먹어치운게 아깝지 않은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 맛도 맛이지만 12시까지 영업하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냉유과공방 제노바 冷乳果工房 GENOVA (ジェノバ)

전화번호 : 0977-22-6051
주소 :  大分県別府市北浜1-10-5 (벳부역에서 도보 10분)
영업시간 : 14:00-24:00(오후 2시에 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함)
정기휴일 : 부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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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술마에 2011/08/02 01:29 #

    녹차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저로선 그야말로 끌립니다...
  • 까날 2011/08/02 09:53 #

    하겐다즈 말차보다 맛있더군요.(비교 대상이......)
  • 크라켄 2011/08/02 01:37 #

    벳푸에서 말차 아이스크림을 먹기 했지만
    저런 극상품은 아니었어요
    만약 제가 갈떄 저길 알았다면 꼭 가봤을텐데 아쉽습니다
  • 까날 2011/08/02 09:55 #

    큰맘 먹고 골랐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꼭 가보세요 ^^
  • sharkman 2011/08/02 07:39 #

    저도 한도사 형제랑 같이 벳푸갔을 때, 숙소가 역앞 호텔이라 밤에 나가서 어슬렁거린 적이 있는데 중년의 삐끼 아저씨가 '아가씨 있어요' 하면서 달라붙더군요. 그래서 일본가서 삐끼붙을 때 쓰는 전가의 보도 'What?' 이라고 한마디 했더니 '아, 하이하이'하면서 바로 떨어져나간 경험이...흑형 삐끼한테는 안씀.
  • 까날 2011/08/02 09:56 #

    그럴 때는 '니홍고 타베마셍'도 괜찮죠......

    70년대 잘나갈 때는 그동네도 흥청망청이었다고 들었는데.
  • 건전유성 2011/08/05 18:19 #

    벳부 갔을 적에 지나가다, 가격 보고 다시 나온 곳이군요. 당시에 후쿠오카서 돈을 너무 써서 벳부에서는 긴축재정이어서;; 다음에 갈 일 있으면 꼭 먹어 봐야겠습니다.

    70년대의 옛 영화는 벳부타워에서 가까운 환락가에 남아 있죠.
    아직도 영업하는 곳은 가게 앞마다 삐끼 아저씨들이 있더군요. 그 중 작은 길에 지붕 씌운 미니 환락 상점가(...)는 무슨 지역 지정 문화재더군요.
  • 키르난 2011/08/02 08:03 #

    예전에 한국에 들어왔다가 나간 젤라토 매장 중에도 저렇게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주는 곳이 있었지요. 보고 있자니 아이스크림이 확 땡깁니다. 하하;;
  • 까날 2011/08/02 09:57 #

    여럿이 갔으면 파인트 같은걸로 사서 여러가지 맛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제일 아쉽네요.

    그런데 그매장은 나갔군요.......-_-
  • 아비게일 2011/08/02 10:16 #

    ..저 상점가 무지 헤멨는데 왜 그땐 못봤지? --;;;
  • 까날 2011/08/02 10:38 #

    낮이라? 설마 아이스크림 집이라고 생각 못한게 아닐까?

    상점가 입구에 가까워서 찾기 어려운 위치는 아님.
  • 빠삐용 2011/08/03 01:00 #

    구스띠모가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줍니다. 맛있죠. 비싸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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