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저가 항공사 '피치 에어'로 알아본 저가항공사로 일본가기. 일본여행 정보

한국에서 일본가는 항공사 중에 제주 항공이나 진에어 등을 흔히 저가 항공사라고 부르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저가 항공사하고는 다릅니다. 말하자면 소규모 항공사랄까요?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저가 항공사로 불리는 라이언 에어나 사우스웨스트 항공 같은 저가 항공사하고는 차이가 꽤 납니다.

제일 큰 차이는 마인드라고 할 수 있는데, 올해 5월부터 인천-간사이 국제 공항을 취항한 일본의 저가 항공사 피치 에어로 진짜 저가 항공사는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얼마전에 피치 에어에서 이벤트로 구매한 인천-오사카 왕복 항공권입니다. 표 값은 편도 45,000원에 공항세가 붙어서 왕복 14만3백원입니다. 일반적인 유류할증료 보다 2만원 비싼 요금이로군요. 물론 이건 이벤트로 구매한거라 원래 가격은 45,000원은 아닙니다.

피치 항공은 '하늘을 나는 전철'을 슬로건으로 삼고, 저렴한 가격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벤트가 아닌 일반적인 판매 금액은 얼마인지 알아볼까요?
일반적인 성수기 편도 요금은 75,500원입니다. 각각 공항세를 포함해서 201,200원으로 유류할증료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항공권 왕복에 비하면 10만원 이상 저렴한 셈입니다.

피치 항공의 항공권은 좌석의 빈자리 숫자에 따라 요금이 바뀝니다. 같은 날인데도 3만원 정도 차이가 나지요? 미리 예약을 해두면 싸게 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해피 피치' 옆에 가격이 3만5천원 정도 비싼 '해피 피치 플러스'라는 가격대가 보이는 군요. 이 두 가격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치 항공의 제일 저렴한 항공권은 인터넷으로 해피 피치를 구매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해피 피치의 경우 기내 수화물 10kg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료입니다. 위탁수화물은 당연히 유료고 하늘을 나는 버스 답게 해피 피치의 경우 좌석 지정도 없습니다. 심지어 비상문 옆이라 앞뒤 간격이 길어 여유있는 자리는 스트레치 좌석이라는 이름으로 추가 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해피 피치의 경우 기내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부가 서비스가 유료인데다 심지어 환불 수수료가 100%이기까지 합니다. 사정이 생겨서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고 해도 돈을 돌려 받지 못합니다.

저렴한데는 저렴한 이유가 있는 법이죠, 서비스라고 할만한게 거의 없는 것은 대부분의 저가항공사처럼 피치 항공도 '날으는 전철'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피치 항공의 요금은 여기에서 저기까지 이동하는 운임 만입니다. 기차에서 도시락이 공짜로 나오진 않듯이 원래 그런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항공사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적응이 안 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해피 피치 플러스'가 있습니다. 이쪽을 고르면 위탁 수화물, 변경 수수료, 좌석 지정이 포함되어 일반적인 항공사의 항공권과 비슷해집니다. 추가요금 패키지라고 할까요? 이경우에는 환불도 가능한데, 취소 수수료 15,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요금을 피치 항공의 포인트로 바꿔줍니다. 해당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환불이 없습니다.

좀 적응이 어렵긴 하겠지만 저가 항공사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깝습니다. 부가적인 서비스는 뭐가 되었던 무조건 추가 요금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이 딱 확정되어 있고 짐이 거의 없는데다. 저가 항공사가 어떤지 파악하고 있는 경우에는 싸게 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정이 바뀔 가능성이 있고 저가 항공사의 요금 구조를 잘 모를 경우에는 바가지 쓰기 딱 좋습니다. 인터넷 FAQ를 제외하면 상담도 쉽지 않으니까요.

요금 구조를 잘 이해 한다면 쓰기에 따라서는 유용합니다. 돌아오는 표에만 수화물을 추가하면 쇼핑도 문제없고, 편도 요금이 비싼 일반항공사와 달리 편도 요금도 저렴하기 때문에 편도 오사카로 들어가서 후쿠오카에서 편도 배표로 돌아오는 변칙적인 여행도 가능합니다.
사이에 산요 패스 같은 걸 하나 끼워 넣으면, 철덕철덕한 여행도 가능하지요.

간단하게 저가항공사에 대해 알아봤는데, 아마 지금쯤 '위탁 수화물도 별도인 주제 우리나라 저가 항공사와 요금도 크게 차이 안나잖아?'라는 생각도 드실겁니다. 피치 항공의 항공권이 상설 요금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여러가지 서비스를 포기한 것에 비해 요금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 저가항공사가 요금에 비해 서비스가 많은 느낌입니다. 실제로 기내식이 단촐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항공사의 서비스와 다를게 없는 한국의 저가항공사가 요금만은 본격적인 저가항공사에 가까운 것이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 한국 저가 항공사의 재정상태가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데, 현재 다섯개 저가 항공사 중에 손익 분기점을 넘긴 곳은 한 곳도 없으며, 특히 이스타 항공과 티웨이 항공의 경우는 부채가 자산을 넘어선 자본잠식 상태라고 합니다. 게다가 티웨이 항공의 경우 대주주가 얼마 전에 저축은행 사태에서 엎어진 '토마토 저축은행'이라 지금 여러 곳에서 인수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한국 저가항공사가 사라지는 날이 와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 저가항공사인 에어 아시아가 인천-나리타 항공을 시작으로 한국 저가항공의 밥줄인 일본 노선에 진출했습니다. 본격적인 저가 항공사가 일본노선에 시작한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에어아시아도 기본적으로 피치 항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구가 멸망해도 에어아시아는 환불해 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저가항공사라고 할 수 있죠. 에어아시아가 티웨이 항공을 인수한다는 루머가 잠깐 돌았던 정도로 요즘 잘나가는 저가항공사입니다.

한국의 '무늬만 저가 항공사' 대신 '진짜 저가 항공사'에 익숙해져야 하는 날이 좀 더 일찍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덧글

  • Hineo 2012/10/11 10:36 #

    얼마 전에 이용한 일이 있어서 트랙백했습니다.

    해피 피치 플러스는 기간에 따라 다르긴 한데 좌석이 거의 없으면 가격 차이가 10만원 넘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진에어나 이스타 항공같은 경우라면 모르지만 피치 항공의 경우에는 사실상 '아는 사람만 아는 항공사'이기도 하고, 요걸 이용할 정도면 항공료에서 깍을건 다 깍겠다라는 사람이니까.(유류할증료 없는게 그렇게 이뻐보일 수가 없었죠. 이용하기가 은근히 힘들었는데도 말입니다)
  • 키르난 2012/10/11 10:40 #

    제주항공은 이제는 저가항공사가 아니라 작은 항공사 같은 느낌이더군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랑 가격차이가 별로 안 나는 것도 몇 번 보아서...'ㅂ' 피치항공은 도입 초기에 계산표 보고는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어질어질했는데 글을 읽으니 조금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서 그게 다 빠진다고 생각하니 탈 용기가 아직은 안납니다.;;
  • 수륙챙이 2012/10/11 11:29 #

    피치항공은 짐 최소화하고 좌석 상관없이 일본에 가신다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에 베낭 하나 매고 다녀왔는데 어짜피 단거리 비행이라 크게 불편함도 없더군요..자리에 앉아서 입국신고서 작성하고 눈 좀 부치면 바로 도착인지라..

    무엇보다 표를 구하기 쉽다는것이 최고의 장점이더군요..
  • 수륙챙이 2012/10/11 11:23 #

    제주항공을 타고 오사카와 후쿠오카를 다섯 번 다녀오다가 이번 추석 피치 35000원 프로모션을 잡아서 왕복 17정도에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진에어와 일본항공 및 에어캐나다를 타 보았는데 확실히 저가인 피치와는 서비스 차이를 느꼈습니다. 제주항공은 말씀대로 저가항공이라기보다는 대한이나 아시아보다 조금 싼 중소형항공사같은 느낌이네요..최저가 기준 오사카 왕복 27-28 정도로 피치보다 조금 비싸지만 서비스의 퀄리티면에서는 5-6만원 차이면 제주를 이용하겠습니다.

    물론 연휴나 명절에 피치 프로모션으로 17에 풀린다면 피치가 낫습니다. 피치는 일본항공사라그런지 한국의 연휴때도 싼 표가 나오더군요..추석연휴 17은 어매이징한 가격이였죠
  • Tabipero 2012/10/11 22:44 #

    항공여행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뭔가 '특별한' 여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한, 국내 중소항공사에서 서비스를 줄이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2012/10/12 09:1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서른즈음에 2012/10/14 00:36 #

    저가항공사하고는 하지만 대기업과 관련이 있는 항공사들도 많이 있고,
    또 저가 항공사들 끼리도 경쟁을 할테니... 갑자기 서비스들을 줄이기가 힘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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