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의 포스터.
1979 이란 혁명에 이어진 이란 주재 미대사관 인질사건은 사건의 규모-70명 이상의 인질에 1년 넘게-에 비해 영화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군사작전이 아닌 협상과 양국의 관계개선을 통해 해결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소박한 인질구출극은 꽤 그럴듯합니다.
벤 에플렉을 적당히 연기 잘하는 배우 정도로 생각했다가, 이 작품을 보고 감독과 연기 양쪽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대단하네요.
특히 이란 혁명과 80년대 초를 잘 그려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되지만 실화에 바탕을 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짜 영화촬영을 통한 탈출' 부분이 좀 밋밋합니다. 그리고 시대상을 살리기 위해 정말 담배를 많이 태웁니다. 정말...
후반부의 탈출 부분의 긴장감은 정말 손에 땀을 쥘 지경으로 '이것이 정말 첩보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반부의 미대사관 습격 장면의 긴박감도 대단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운데가 좀 늘어진다는 느낌도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척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중간에 언급되는 '구출 작전'은 특수작전 역사상 세계 최악의 실패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구출하러 가는 도중에 헬기와 수송기를 날려먹어 막상 구출작전은 시도도 못하고 끝났다는 것을 알고 보면 영화가 더 재밌습니다.
사실 이 작전의 진정한 영웅은 캐나다 대사관 쪽입니다. 구출작전은 바보같은 작전 중에 그나마 좀 덜 바보 같은 구출작전이 잘 풀린 덕분이지만. 온갖 정치적 부담을 안고 여섯명을 숨겨준 캐나다 대사관 쪽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가 영화다보니 캐나다 대사관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완전히 정치적으로 공정한 영화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발 떨어져서 양쪽 모두 대등하게 그리려고 노력하긴 했습니다. 미국의 정치적 문제를 굳이 숨기지는 않지만, 원래 인질구출하는 영화라면 한쪽이 나쁜놈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벤 에플렉 감독의 타운을 구해봐야겠습니다.
덧글
타운도 나쁘지 않은데(저레미 레너도 출연하니) 개인적으로 아르고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