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어렵겠지만, 대한민국은 원래 성인만화 잡지가 강했던 나라입니다. 각박한 80년대에 정치풍자가 먹혀들어간 덕도 있겠지만, 원래 한국 만화의 파워맨들은 성인취향의 만화인 대여점 만화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대여점 만화 밖에 없던 시절이니까요. 보물섬이 나온 1980년대 초중반, 대여점 만화의 파워맨들이 성인만화 잡지를 통해 대중 앞에 등장합니다.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성인만화 잡지는 또 한 번 진화를 합니다. 야하다기 보다는 어른스러운 성인물에서 청년물로의 전환입니다.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 등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슬슬 어른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비슷한 시기에 레이디스 코믹이라고 칭하는 화이트나 마인 같은 성인 순정 만화잡지 들도 창간되기 시작합니다. 많이 창간 되는만큼 폐간되는 잡지도 많았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잡지가 창간을 결심할 만큼 만화 시장이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일본 소년 점프의 최정기에 찍었던 300만부는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아이큐 점프가 20만부 돌파 감사 광고를 하고, 30만부를 찍던 시절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시장 규모가 되면 다양성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할까요? 주간 만화 잡지끼리 경쟁을 하던 그런 시절이 정말로 있었습니다.
세주의 미스터 블루 창간호, 대원의 트웬티 세븐, 서울문화사의 빅점프이 각각 소년 챔프와 아이큐 점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다면 미스터 블루는 처음에 언급했던 성인만화잡지의 파워맨들이 직접 뛰어들어 만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점은 단행본 시장의 유무였습니다.
만화광장도 주간만화도 제대로된 성인 만화 단행본은 내지 못했습니다. 한국에 단행본 만화책이 등장한 것은 90년대 초반이었으니까요. 그 전에는 연재 만화가 단행본으로 엮여서 서점에서 팔리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주간만화'가 이유정씨의 '와일드 스트레스'를 중철 만화책으로 낸 것이 1995년이었으니까요.
하지만 90년대 중반은 이미 단행본 시장이 어느정도 자리잡았기 때문에 세주는 성인 만화 단행본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타진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실제로 대원의 트웬티 세븐과 서울 문화사의 빅점프보다 미스터 블루의 작가진이 더 화려합니다. 중심 작가는 이현세씨지만, 신인작가 당선작이 양영순씨의 누들 누드였을 정도니까요.
전설이 된 누들누드는 물론이고 '혼자 자는 남편'으로 미스터 블루에서 데뷔한 윤태호처럼 미스터 블루는 신인 포텐이 빵빵 터지는 잡지였습니다.
그리고 청소년 보호법 덕분에........... 청소년 보호법이 한국 만화에 끼친 영향은 예전 글에 설명해 두었습니다.
이게 벌써 2012년 글이네요.
덧글
어찌보면 키르난님 말씀대로네요...
만화라는 문화산업에 굳이 철퇴를 내려야 했을까? 이제 아동만이 만화 보는 시대는 아니라는 걸 어른들도 알텐데...
만화를 탄압하려던 법은 아니었습니다. 설마 서점에서 만화책을 몰아내게 될거라고는 어느쪽도 상상을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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