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서서먹는 호루몬 마루후쿠: 소개할 생각은 없었는데. ├간사이(오사카,고베,교토)

주로 묵는 숙소가 위치한 신이마미야 근처의 니시나리는 시간이 멈춘듯한 곳이라 레트로나 복고풍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지만, 레트로나 복고풍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전에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서서먹는 호르몬 마루후쿠입니다.

호르몬이라고 하면 곱창볶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을 찾은 제일 큰 이유는 아침 8시부터 영업을 한다는 점입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막상 찾아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이동네의 슬럼 느낌으로 가득한 가게라 외국인 관광객이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런데도 아침부터 손님으로 가득해서 자리가 나기를 조금 기다려야 했습니다.

호르몬은 한국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 요리로 곱창 볶음과 철판 구이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메뉴입니다. 메뉴 오른쪽부터 '호르몬(ホルモン내장)','레바(レバー간)','부타하라미(豚ハラミ갈매기살)','부타토로(豚トロ항정살)','부타코코로(豚ココロ돼지의 마음이 아니라 염통)','부타탄(豚タン돼지혀)'입니다.

그런데 가격을 보니 1인분에 140엔인데 과연 얼마나 나오려나 좀 걱정이 됩니다. 호르몬과 간을 주문하고 뒤에 따로 소고기 스지 니코미(煮込み조림)을 추가했습니다.

내장 구이를 뜻하는 호루몬이라는 이름의 어원에는 버리는 것 설과 호르몬 설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고기를 도축해서 내장을 버리자 재일 조선인들이 그걸 가져다가 구워먹기 시작했다는 설과, 새로운 요리를 당시 유행하던 호르몬이 풍부하게 들어있다면서 호르몬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옛 흔적이 남아있는 호루몬을 보니 '버리는 것'이라는 설에 힘이 실리네요. 간을 뜻하는 레바는 Liver, 혀를 뜻하는 탄은 Toungue에서 따왔습니다. 고기의 특수부위를 외국어로 부를 정도로 일본 사람들에겐 낯설었으니 고기 먹는 문화가 짧은 일본에서 내장을 버렸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고기를 많이 먹는 남미에서는 내장이나 꼬리는 거의 먹지 않는데 이민간 교포들이 거의 무료로 얻어다 먹었다는 무용담이 끊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호르몬=버리는 것 설이 좀 더 그럴듯합니다.

아침부터 생맥주를 마시는 것은 좀 켕기지만 이런 내장 볶음을 앞에 두고 맹물로 입을 적실 수는 없는 법이죠, 호루몬 1인분과 간 1인분해서 280엔인데 생각보다 양이 넉넉합니다.

좀 달달한 양념인데 내장도 간도 부드럽고 냄새가 없는 것이 아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만 하네요, 

소 스지 니코미, 한국 식으로 하면 찜인데 이것도 부드럽고 가격(220엔)에 비해 푸짐해서 놀랐습니다. 들어오기 전에는 반신반의 했는데 대만족이었습니다.

그렇기는 한데... 주인 아저씨가 요리 중에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시는걸 보고는 '블로그에 소개 못하겠네'싶더군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저렴하게 맛있는 호루몬을 먹을 수 있지만 그 반대 급부로 주인 아저씨가 담배를 태우는 것도 납득해야 하는 그런 가게. 신이마미야와 도부츠엔마에 역 부근 분위기를 아시면 납득할만한 그런 가게입니다.

그래서 딱히 소개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소개하고 말았네요, 딱히 참고는 하지 마세요.

マルフク마루후쿠

전화번호 06-6641-8848

주소 
大阪府大阪市西成区太子1-6-16
영업시간 8:00~22:00(L.O)
정기휴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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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소금쨉 2016/03/28 02:29 # 삭제

    다 좋은데 담배에서 아웃이군요.
  • 아르 2016/03/28 07:22 #

    가격 좋고 푸짐해 보여요
    기회 되면 지도 참조 해서 들러 보고 싶으네요
  • 은이 2016/03/28 09:43 #

    지역에 특화된 맛집이군요. .. 다만 조리중 담배.. 만은ㅠㅠㅠㅠ
  • 하심군 2016/03/28 09:56 # 삭제

    생각해보면 요즘 세대야 금연이 기본인 시대지만 90년대 80년대만 해도 미디어에서 담배피면서 후라이팬이나 웍을 돌리는 동네가게 아저씨같은 건 자주봤었는데 말이죠.
  • 2016/03/28 10:4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꿀옹 2016/03/28 11:02 # 삭제

    이동네는 조리하면서 담배도 태우고 뭐 그런 게 훨씬 더 당연하고 익숙한 동네긴 하죠 ㅎㅎㅎ 저집 많이 지나가면서도 못먹어본 곳이라 반가운 느낌ㅋㅋㅋ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이마이케역인가 올라가는 계단 밑의 호루몬집도 맛있었어요ㅋㅋ
  • 키르난 2016/03/28 11:59 #

    싸고 푸짐한, 하지만 그야말로 저렴하게 먹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는 집이군요..'ㅂ';
  • BaronSamdi 2016/03/28 14:44 #

    엄청 맛있어 보이는데 일본어를 좀 할 줄 알아야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ㅠㅠ
  • rumic71 2016/03/28 20:26 #

    저도 작년에 저 언저리서 묵었죠. 그래도 추오에서 묵었으니 그 동네에선 제일 비싼 데인 셈이려나요.
  • 역사관심 2016/03/29 04:20 #

    심야식당의 아저씨도 담배는 태우시지만, 음식 조리중엔 안 피우시죠...
  • sharkman 2016/03/29 14:02 #

    아니 일단 길건너로 건너가는 것에 심리적인 저항이 있어서... 니시나리 대로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대한 심리적인 저항이...
  • 서린 2017/01/27 04:16 # 삭제

    의외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가게에요
    굴다리 아래에 또 하나있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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