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프랑스계 만화가의 눈에 비친 북한.

북한의 앵벌이, 또는…

평양 - 10점
기 들릴 지음, 이승재 옮김/문학세계사

sonnet님의 포스팅을 보고 생각나서 만화책 한 권을 소개 합니다.프랑스계 캐나다인 애니메이터 겸 만화가인 저자가 프랑스 애니메이션 동화 작화감독(애니메이션 보시는 분들은 작감으로 익숙한)하러 평양에 갔던 2달간에 벌어진 일을 만화로 엮은 책입니다.

프랑스 만화 특유라고 해도 좋을,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진 평양생활은 제3자다운 객관성을 갖고 있지만, 도리어 북한이라는 체제가 얼마나 이상한지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더군요.

배경은 2000년대 초반 이야기 일 것 같은데, 갑(!)으로 온 외국인이 북한 평양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절절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북한에 딱히 악감정이 없는 저자의 눈에도 조지오웰의 1984년으로 보이는 평양생활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만듭니다.

북한도 애니메이션 하청 받는지 잘 모르시는 분이 있던데, 아마 은영전 애니메이션이 북한에 하청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상적인 장면을 인용하면.

P.87 : -오늘 아침에 메론 나온 거 봤어?

-여기 가져왔어요.

-메론이 나오면 최소한 일주일은 먹을 수 있다네.

-어떻게 알아요?

-잘 보면 알지. 자, 조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걸 봐. 불이 들어온다는 건 외국 사찰단이 왔다는 걸 의미하지. 사찰단이 오면 실내 등이 하루종일 켜져 있고, 매일 아침 과일이 나온다네.

by 까날 | 2009/11/04 19:37 | 번외편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오사카 푸드파인더 심사가 시작되었네요.

http://osaka-foodfinder.co.kr/

오사카 푸드파인더 일반심사(?)가 끝나고, 베스트 피커를 뽑는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베스트 피커를 뽑아 2만원가량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이니 많이 참가하세요.

http://blogevent.cyloghomes.net/osaka-foodfinder/

예선(?) 15명 중에는 뽑혔는데, 남사스러우니까 몇 번인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보시고 제일 괜찮다 싶은 것을 뽑으세요.
(그런가 하면 행간이 너무 좁아서 좀 좌절스러움)

어차피 까날이 아니라 본명이 써있어서 봐도 모르실테지만......

by 까날 | 2009/11/04 15:30 | 공지 | 트랙백 | 덧글(6)



091104. 윤계상이야 말로 좌파 배우 일터지만.....


윤계상의 좌파 영화계 이야기로 시끌시끌하지만, 그의 '말실수'라는 사과문이 진실로 느껴지는 것은 윤계상과 같이 작업한 감독들이 굳이 분류하자면 좌편향이기 때문이다.

데뷔작은 따로 지면을 내어 '배우 윤계상을 위한 변명' 까지 해준 변영주 감독의 '발레 교습소'.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낮은 목소리'연작으로 유명한 변영주 감독의 정치적 성향이 어느쪽으로 치우쳤을지 설명할 필요도 없다.

'비스티 보이즈'의 윤종빈 감독은 군대의 치부를 밝힌 '용서받지 못한자'로 육군본부에 고소까지 당한 전력이 있고.

'6년째 연애중'은 단편영화 '바람','순흔'(동성애 사극)'를 찍은 박현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이번에 개봉하는 '집행자'는 단편 '동창회'로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했던 최진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액션영화가 아니라 사형제도를 쟁점으로 삼은 영화라고 한다.

같이 작업한 감독과 작품들을 보면 윤계상의 필모그라피야 말로 좌편향이고 좌빨배우 소리를 들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걸 보면 영화계 좌파가 자길 인정 안 해주는게 아니라 영화계 좌파만 윤계상을 배우로 인정해 주고 있는 셈이다.

문제가 된 인터뷰의 좌파 대신에 적절하게 들어가야 할 단어는 '충무로'였을 것이다. 심사장의 성명절기였던 '충무로 타령', 아마 윤계상은 충무로보다 조금 좁은 의미로 쓸만 적당한 단어를 찾다가 '좌파'를 고른게 아닐까?

개전 초기 북괴 항공전력의 공습에 즉응태세를 취하지 못하게 수도 근처 공항을 무력화 하고, 군필 비율이 56%인 비서실을 갖고있는 좌빨 대통령도 있는데.

윤계상이 '좌파'라는 단어의 인플레이션에 조금 말실수를 했다고 너무 그렇게 다그치지 맙시다.

by 까날 | 2009/11/04 13:58 | ├YYMMDD | 트랙백 | 덧글(22)



[용인 수지] 오사카 카마타케 우동에서 배워온 맛, 수타우동 '오사야'

여러번 포스팅한 카마타케 우동는 오사카에 가면 꼭 들르는 우동집입니다. 그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면발이 백점 만점을 줘도 모자란 가게인데......

주인장이 우동 마니아로 홈페이지 활동을하며 독학으로 우동을 배운 덕인지 기술 전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카마타케 우동에서 우동 만드는 법을 전수받아 차린 가게가 수지 근처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어찌 안 갈 수있겠습니까? 어제 부리나케 다녀왔습니다.
전철에서 찾아가기는 조금 힘든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다음에는 수지구청 쪽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략 수지 보건소와 여성문화회관 사이.
4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3시30분 부터 4시30분까지는 저녁 준비로 부산하더군요. 밖에서 우동을 반죽해서 써는 게 보이더군요. 어제 날씨가 정말 추워서 안에 들어가서 기다렸습니다.
가게 내부는 많이 꾸미지 않은 일본식으로 유스케 산타마리아가 주연한 영화 'UDON'포스터가 크게 붙어있었습니다. 
오오 치쿠타마텐붓카케. 카마타케 우동의 메인 메뉴라고 할 수있는 바로 그 우동. 당연히 찌구다마붓가께를 주문했습니다.
카마타케 우동의 치쿠타마붓카케와 외견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반숙튀김과 치구와(길쭉한 어묵)튀김도 똑같군요. 레몬 조각이 빠졌다는 정도?  보너스로 작은 롤과 일본식 샐러드가 따라나옵니다.
각이 살아있는 카마타케 우동 풍의 면발. 물론 카마타케 우동의 그 환상적인 면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심이 살아있는 면발이 정말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우동다운 우동입니다.
마지막엔 반숙 계란의 노른자를 터트려 같이 살살 버무려 후루룩 먹는 것으로 마무리.

면발이 카마타케 우동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장님도 인정하는 점(!)이지만, 더욱더 맛을 진화시키려는 사장님의 열의가 느껴지는 가게였습니다. 재일교포이신 사장님은 일본에서도 다시마 등의 식재쪽 일을 하신듯 합니다. 그러다 일본의 우동에 관심을 갖고 여러곳에서 드시다가 오사카의 카마타케 우동에 반해서 결국 수지에 오사야를 세우게 되셨다고 하네요.

일본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서 제분회사 연구실과도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는(일본에는 우동용 밀가루가 따로있죠.)사장님을 보면 언젠가 오사야의 우동도 카마타케 우동에 가까워 질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마타케 우동 스타일이라면 역시 식탁위에 '텐까스'가 있어야......

오사야

주소: 경인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1082-1 미래빌딩 101호.
영업시간 11:30-15:30 16:30-21:00
정기휴일: 매주 수요일

by 까날 | 2009/11/03 18:39 | └XX에 먹으러가자. | 트랙백 | 덧글(21)



'커티삭 찾아 삼천리' 돈주고 못사던 술 양주 이야기.

양주를 동네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다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시바스 리갈 뿐만 아니라 그 때 그 시절은 양주가 돈이 있다고 사서 마실 수 있던 술이 아니었으니까요. 공직자가 양담배 피우다 걸리면 해직시켜버리라는 각하의 엄명이 시퍼렇던 시절 이었습니다.

정말 몇 십 년 전만 해도 양주라는 것이 얼마나 구하기 힘들었는지 잘 알려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1966년에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마닐라 정상회담에 겸사겸사 동남아 7개국 순방을 끼워 넣었고, 동남아 순방의 마지막 일정이 우리나라였습니다.
당시 서울 시내까지 늘어선 환영인파가 180만 명이었다는 기사도 있는데 존슨 대통령은 열렬한 환영에 '세계 어딜 가도 이런 환영은 받지 못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비난을 안팎으로 받고 있었고, 동남아 순방도 베트남 전에 대한 국제 여론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테니 우리나라의 환영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던 모양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해 부통령이었다가 대통령직을 인수한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그 후 '위대한 사회'를 슬로건으로 삼아 민권법 제정, 투표권법 제정 등 적극적인 입법활동을 벌이고 케네디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정책들을 이어받아 추진해서 '최고의 부통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파병 때문에 말년이 꼬여서, 재선 포기하고 정계 은퇴하고 지지하던 후보는 닉슨에게 패배합니다. 오죽하면 각종 음모론 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의 배후로 지목 받겠습니까?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손꼽히는 192센티미터의 큰 키가 특징으로 성격이나 행동은 텍사스 출신의 전형적인 남부 정치인 이었다고 합니다. 위키 같은 것을 찾아봐도 서재를 꾸미기 좋아했다는 정도 밖에 안 나오는 군요.
이 텍사스 양키 아저씨가 1966년 방한 당시 의전담당자를 당혹스럽게 만든 요구를 하는데, 바로 만찬주로 '커티삭'을 주문한 것입니다.

커티삭이라고 한다면 1923년에 처음 만들어져 스카치 위스키 중에서도 새파랗게 젊은 브랜드로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설명이 필요 없는 술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전국을 뒤져서' 겨우 2병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뒤 커티삭은 '미국 존슨 대통령이 찾은 술'로 유명해져서 가격이 신의 물방울에 소개된 와인처럼 껑충 두 배로 뛰어 올랐다는 뒷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시바스 리갈이 어느 사건 덕분에 널리 알려진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60년 대까지는 양주는 대부분 미군 PX 유출품이었고 70년대 들어와서는 관광공사가 독점으로 외국인 관광객용 면세품과 호텔 등에 공급했습니다. 72년부터 전국 24개 판매장을 두어 일반에게도 판매했는데. 세금이 600%였습니다.
동대문 등을 통해 밀수 양주가 판친다는 82년 기사를 보면, 조니워커 블랙 밀수품은 2만원, 관광공사에서 판매하는 것은 3만4천5백 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버스요금이 120원이었죠.

그 뒤 여행 자유화도 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양주가 멀기만 한 당신에서 전세계의 양주회사들이 한국 시장을 잡으려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세상이 되었지만. 면세점에서 시바스 리갈하고 샤넬 넘버 파이브를 사오면 비행기표 값이 빠진다고 하던 게 얼마 전 일입니다.

지금도 외국에 비하면 가격대가 높지만, 그래도 한 때 미국 대통령을 위해 전국을 뒤져야 두 병 구할 수 있었던 커티삭이 지금은 동네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다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다음은 비운과 불운의 배 '커티삭'이야기가 이어집니다.

by 까날 | 2009/11/02 15:19 | 번외편 | 트랙백 | 덧글(7)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