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3일
펙틴은 죄가 없다니까요. 나쁜건 딸기지 : 딸기쨈의 진실.

성분표만 보면 '순수한 딸기쨈에 식품 첨가물을 넣다니! 그것도 펙틴과 구연산을!' 불을 뿜을 분도 있을 것 같지만. 좀 이상한 일입니다. 펙틴은 죄가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딸기가 잘못이죠.
펙틴은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 식물성 식이섬유로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사과를 먹으면 변비에 좋아요.'할 때의 바로 그 식이섬유입니다. 많이 먹는다고 몸에 좋으면 좋았지 나쁠리가 없습니다. 식품 첨가물로 넣는 펙틴도 감귤류의 껍질이나 사과로 만듭니다.
한 때 구연산 건강법이 유행했었죠. 식초 건강법도 식초 안에 들어있는 구연산의 효능 때문이라고 합니다. 매실이 피로 회복에 좋은 것은 구연산이 젖산을 분해하기 때문이라고 하죠. 실제로 구연산은 몸안에서 TCA회로라는 대사작용을 촉진시킵니다.
펙틴과 구연산 모두 화학 첨가물도 아니고, 오히려 몸에 좋은 영양소입니다.
물론 몸에 좋다곤 해도 첨가물인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달콤한 하얀 악마 설탕을 절반이나 넣고 만든 딸기쨈 처지에......
딸기쨈에 팩틴과 구연산을 첨가하는 이유는 딸기가 쨈으로 만들기에 어울리지 않는 과일이기 때문입니다.
신맛이 있는 과일을 설탕을 넣고 열을 가하면 펙틴이 겔(gel)이 되서 과일 쨈이 만들어집니다. 최초의 쨈은 펙틴이 많은 감귤류로 만든 '마멀레이드'였습니다. 이쪽은 펙틴과 구연산을 첨가할 필요가 없죠.
딸기는 펙틴과 산도가 부족해서 잼으로 만들어도 쉽게 끈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첨가물로 펙틴과 구연산을 넣습니다. 좀 간단한 해결방법이 있는데 설탕을 많이 넣으면 됩니다.
달콤한 하얀 악마 설탕과 몸에 좋은 펙틴과 구연산 어느 쪽을 넣을지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겠죠?
잼은 과일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보다 과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설탕에 절이면 삼투압 작용으로 균이 살기 어렵기 때문이죠. 세상에 딸기보다 장기보관하고 싶은 과일도 없었겠죠.
그런데 요즘 잼들은 장기보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설탕을 너무 적게 넣어요. 뚜껑을 연 다음에 냉장고에 보관하라니! 잼인데!
어쩔수 있나요, 장기보관 하려고 설탕을 많이 넣으면 너무 달거든요, 요즘은 냉장고도 있는데 굳이 잼을 장기 보관하자고 설탕을 많이 넣을 필요있나요. 맛있게 먹어야지.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 '어제 뭐 먹었어?'에 나오는 딸기쨈 레시피에도 오래 보관하려면 설탕 300그램, 맛있게 먹으려면 180그램만 넣으라고 나오죠.
딸기철이라 딸기를 구할 수 있으면 먹을 만큼 딸기를 으깨 설탕을 넣고 전자렌지로 돌려서 만든 신선한(?) 딸기쨈이 제일 맛있습니다.
# by | 2009/07/03 00:31 | 번외편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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